주희와 기훈

바리라이프는 바리백을 메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커피스트에 가기로 했다. 가자고 한 사람은 나인데 막상 자신 있게 길 안내를 못 하고 있으려니 주희가 어느새 핸드폰으로 길을 찾아 안내를 하고 있다. 그 행동력에 감탄하자 기훈이 "주희는 길 잘 찾아요.”라고 했다. 자기는 길을 분위기로 본다며, 낮에 지나갔던 길도 해가 지고 나면 새로운 길로 보인다고 했다. 나는 기훈의 말에 공감하며 웃었다. 둘은 같은 학교에서 가구 디자인을 전공했다. 캠퍼스 커플부터 시작하여 2년을 만났다. 그로부터도 거의 매일 만나는데 부부처럼 익숙하고 권태로워 보이지 않는 것이 신기했다. 나와 내 주변만 이런 권태의 경험을 한 것일까. 두 사람에게 개인적인 영역이 분명해서 일까. 두 사람은 뜯어보면 다른데, 전체 분위기는 닮았다. 알던 사이도 아닌데 나도 이들도 불편함 없이 밥 한 끼를 먹었다. 카페로 향하는 길에 "근데 뭐 이리 편한거죠? 원래 알던 사이처럼?"하고 묻자 두 사람도 그렇단다. 양쪽 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데 열어두는 편이여서 그런가보다고 결론 지었다. 둘 다 사람을 편하게 하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주희는 기훈보다 다섯 뼘은 작지만 새로운 것을 하는데 거침이 없고 간소하게 필요한 말만 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비해 기훈은 말이 많은 편이다. 말을 많이 하고나서 후회하게 되진 않냐고 묻자 자신도 필요한 말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 문제 없는 거라고 주희와 내가 화답했다. 주희는 짜증이 많다고 했다. 짜증이 많은 건 원하는 바를 정확히 말로 표현을 못 해서인 것 같다고 나 또한 그렇다며 답했다. 둘이 함께 작업할 마음은 없냐는 질문에 본인의 주장이 강해 기훈이 힘들어할 것 같다고 했다. 그래도 기훈과의 대화는 영감의 원천이라는 부러워지는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헝. ⓒmui.kr M : 서로에게 영향을 받아 달라진 게 있나요? K : 주희를 통해 전혀 알지 못했던 빈티지의 매력을 알게 되었습니다. 공간과 소품, 패턴이 들어있는 주희가 좋아하던 것들이 저도 좋아하는 것이 되었고 스타일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또 최근에는 선물하는 것을 해보고 있습니다. 저는 좋은 물건을 볼 때 내가 마음에 드는 것이 중요하고 나를 위해 구입했는데, 주희는 어떤 물건을 볼 때 이건 누구에게 주면 좋겠다고 떠올리고 실제로 선물을 자주 합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 관점이 없었는데, 상대에게 맞는 물건을 골라 선물을 해보면서 주는 즐거움에 대해 알아가고 있습니다. J : 저는 남들을 배려하고 저보다도 먼저 생각하는 편이었는데 기훈이 저부터 생각할 수 있도록 조언을 많이 해주었어요.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남들보다는 저에게 온전히 집중하고 위하는 게 우선이 되었죠. 어쩌면 약간은 이기적이게 변한 걸 수도 있어요. 여행을 즐기는 두 사람의 개구진 사진들 ⓒkihun__2, happy__zoo 함께 있으면 닮아 보이지만,들여다보면 각자의 모습도 보인다. 기훈 26/디자이너 편집 디자이너로 갓 입사한 기훈은 독학으로 편집 디자인을 공부하며 일하고 있다. 마감에 쫒겨 야근을 하는 것도 모르는 일을 하나 하나 공부하면서 하는 것도 재미있단다. 오랜만에 일을 즐거워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졌다. 기훈은 매 호 한 도시를 선정해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들여다보는 로컬 다큐멘터리 매거진 <나우매거진>과 부엌의 일상을 들여다 보는 <부엌매거진> 을 만드는 로우프레스에서 일한다. 편집 디자인 외에 공간 연출이나 화보 기획 등의 다양한 일을 하기도 해서 최근에 한 작업물을 물어보니 가죽으로 아버지 지갑을 만들었다는 또 다른 분야의 답변이 나온다. 재주도 많고 하고 싶은 것이 많아 어느 자리에서든 할 이야기가 많은 호쾌한 분위기를 가진 사람이다. 기훈이 참여한 로우프레스의 최근 작업물 ⓒkihun__2 본인이 쓰고 있는 디자인과 똑같이 아버지께 지갑을 만들어드렸다. ⓒkihun__2 정돈을 잘 하는 편은 아니지만 정돈하기를 좋아하는 기훈의 가방 속에는 용도별 케이스들이 있다. 남자의 가방 속 물건으로는 눈에 띄는 마리메코 파우치에 대해 물어보니 주희가 선물한 것. 의문의 납작한 검은 봉투는 스티커가 들어 있단다. 스티커는 바로 ⓒkihun__2 이런 것. 용도는?ⓒkihun__2 이런 것. 일정을 동그란 색으로 분류한다. 노트를 보면 그 사람의 사고방식이나 습관이 느껴지기 마련인데, 기훈은 꽤나 심플하게 생각하는 사람인 것 같다. ⓒmui.kr M : 여가 시간에는 어떻게 보내나요? K : 전시를 보러 가거나 가고 싶었던 장소에 갑니다. 주희도 저도 커피를 좋아해서 커피를 마시러 가거나 맛있는 곳을 찾아 다니기도 하고요. 가장 최근에는 존 레넌 전시를 봤어요. 기훈이 기록한 존 레넌 전시의 사진 ⓒkihun__2 M : 좋아하는 가방, 즐겨드는 가방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K : 일본 여행에서 구입한 리 Lee 가방을 매일 메고 다녔어요. 구입한지 반년도 안되었는데 벌써 낡아 가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기본 천가방을 주로 멨는데, 처음 크로스백을 메기 시작했거든요. 사용해보니 편해서 좋았는데 조금 작기도 하고, 공간이 분리가 되지 않아서 요즘엔 바리백을 매일 메고 다닌답니다. ㅎ ⓒkihun__2 M : 생활 속 바리백은 어떤가요? K : 이전에 쓰던 가방보다 수납공간도 많고, 커서 좋은 것 같습니다! 저는 모든 물건을 그냥 가방 안에 때려 넣는 편인데, 그러다 보면 항상 물건들이 뒤죽박죽 섞여 있어 필요한 걸 찾을 때 시간이 걸렸거든요. 바리백은 수납공간이라기보다 공간 분리 처럼 느껴져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팔이 긴 기훈은 손을 뻗으면 물건이 잡힐 수 있도록 끈을 길게 멘다. ⓒkihun__2 주희 25 / 프리랜서 디자이너 클로킷 스타일러로 처음 알게 된 주희는 당시에는 패키지 디자인을 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텍스타일 디자인 공부를 위해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 무이가 패턴 천가방을 만들던 시절에 7개나 구입했다며, 그때 패턴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나는 신이 나서 단박에 공부 열심히 해서 나중에 같이 작업해보자고 말로 도장을 꾹 찍었다. 20대 초반부터 혼자 여행을 다녔고, 혼자의 시간을 잘 보낸다. 아담한 모습과는 달리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에 대해 주저함이 없는 편이다. 클로킷 스타일러 할 때에도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데 망설임이 없었다. 이 때문에 주희에게 느껴지는 에너지는 결코 아담하지 않다. 지난 해 유럽 여행 사진들 ⓒhappy__zoo M : 최근 작업물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J : 가장 최근의 작업은 전부터 너무 하고 싶었던 작업인데, 하나의 장면이나, 좋아하는 이미지를 저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해서 에코백에 천과 실을 이용해 이미지를 그리는 작업이에요. 이 작업물들은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선물해주었어요. 또 새로운 학업을 위한 준비를 위해 여러 작업을 시도하고 있어요. 작업한 천가방 ⓒhappy__zoo M : 스타일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좋아하는 스타일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J : 제가 좋아하는 것들의 집합체? 보통 무슨 무슨 스타일, 이런 것들이 있잖아요. 근데 그냥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저의 방식으로 조합 하는 게 저의 스타일이라고 생각해요. 자연스러운 느낌을 좋아하고, 멋을 포기한 것은 아닌데 나 멋 냈어!라고 드러내는 건 좋아하지 않고요. ^^ 넉넉하고 흐르는 듯한 실루엣에 파스텔 톤의 색채를 좋아합니다. 좋아하는 브랜드의 이미지들. (위) Studio nicholson (아래) Auralee M : 좋아하는 가방, 즐겨드는 가방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J : 요새는 빈티지 가방에 빠져서 빈티지 가방들을 수집하고 있어요. 천가방만 메던 저에게 빈티지 가방은 약간의 여성스러움과 제가 입는 스타일을 더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happy__zoo M: 생활 속 바리백은 어떤가요? J : 저는 크로스백을 즐겨 메지 않았어요. 제 사랑은 오직 천가방이었죠. 천가방을 너무너무 사랑해서 집에 있는 것만 20개가 넘을 정도였어요.(그중 옛날에 무이씨가 만든 가방들도 한 몫 하고 있구요.) 하지만 요새 바리백을 들기 시작하면서 매일 그것만 메고 있어요! 일단 주머니가 많다는 점이 좋아요. 저는 물건들을 구분해서 넣어 다니는 걸 좋아해서 파우치에 하나하나 분류해서 가지고 다니거든요. 근데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더라고요! 그리고 일반 천가방보다 어깨가 덜 아파요..! 유럽 여행 중에 샀던 메르시 끈으로 바리백 귀퉁이를 장식했다. ⓒhappy__zoo 요즘 필수품인 마스크를 꼭 챙긴다. 텍스타일 공부를 위해 독일어 교재를 가지고 다니기 시작했다.마리메꼬 파우치에는 기훈처럼 각종 스티커와 일기장, 아이디어 노트가 들어있다.예전에 산 측백나무 패턴의 무이낭은 작은 화장품 등을 담는 용도로 쓰고 있다.ⓒhappy__zoo 인터뷰이 : 정기훈(aksdx1234@gmail.com) 이주희 (shytoshyness@gmail.com)인터뷰어, 글 : 정순아 (meimui@naver.com) 사진 : ⓒhappy__zoo ⓒkihun__2 ⓒmu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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