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10월 31일 기록된 내용입니다. 오랜만입니다. 뜸한 사이에 또 하나의 신발을 낳았습니다. 끄엉차 ~ 부츠는 기본 제품군으로 더비 슈즈 구상할 때부터 같이 생각했던 아이템이에요. 구상할 때의 예명(저희에겐 태명 같은 의미였지라)은 '동순이'였는데요. 이유는... 우리가 원하는 부츠는 어떤 것일까? 라는 질문부터 시작합니다. 헤이더비 착화 테스트를 하면서 존재감이 없는 신발이 좋은 신발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착용한 사람의 시점에서요) 신발이 존재감이 있다는 건 어딘가 불편한 감각이 느껴지기 때문일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부츠의 이미지를 따라가다 보면 그 반대더라고요.군인들의 군화, 일꾼들의 장화...패션 아이템으로써의 이미지보다 삶의 전선에 있는 사람들을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부츠는 존재감이 있어야 의미가 있는 신발 아닐까요. 요즘은 패션에 계절의 경계가 없이 넘나들지만,아무래도 추운 계절에 많이 신으니 '든든함'이 필요할 것 같았어요. 움추린 정서나 몸이 의지할 수 있을만한 든든함을 기본으로 늘 무이가 지향하는 친근하고 편안한 느낌을 담아 디자인 해보기로 했죠. 그리고는 어떤 느낌이면 좋을지 상상을 해보니, 둥글둥글한 묵직한 덩어리감이 있는 이미지들이 겹쳐졌어요. 그래서 친근하고 왠지 푸근한 '동순이'란 예명을 갖게 되었죠. (아래 그림은 마르엘솔 실장님이 그린 동순이 상상화) 컨셉이 잡히고 나니 헤이 더비를 제작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일사천리 샘플 제작이 되었습니다.예전에 비해 일사천리지, 샘플링은 항상 긴장의 연속이지만요. 푸헤 그렇게 처음 만난 날. 제일 신경 많이 쓴 부분이 앞 코 부분이에요. 듬직하고 정겹고 멋도 있는 '선과 볼륨감'을 내보려고 했어요. 소재는 헤이더비와 같고요. 매트한 97% 블랙처럼 보이는 무광 소가죽입니다. 투박한 세련미를 지닌 가죽이죠. 어떤 면에선 장화처럼 정겹고 어떤 면에선 도시적인 무드를 가진 부츠입니다. 또 신경을 기울인 부분은, 발목과 종아리 라인입니다. 통이 넓은 부츠는 한국인 체형에 다리를 더 짧아 보이게 하고, 스타일링이 어렵고, 타이트한 스판 부츠는 너무 트랜디해서 언젠가 질릴 것 같고... 발목과 종아리 선을 예쁘게 보일 수 있도록 디자인했어요. 가죽이 하드한 편이라 처음엔 걸음이 어색하고 불편할 수 있지만 점차 주름이 잡히면서 편해져요. (부츠는 발목과 종아리 사이즈도 맞춰 제작해드리려고 합니다.) 가방이든 신발이든 무이 제품은 딱 내가 생각하던 것이라고 피드백을 해주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면 우리는 어떤걸 원할까, 어떤게 필요한가라는 생각에서 출발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캐주얼한 것 같기도 포멀한 것 같기도 한, 기존의 카테고리로 보면 애매한... 우리 기준에선 적당한 디자인이 완성되는게 아닐까 합니다. 이 부츠는 도시적인 무드와 투박한 무드 사이 어딘가에 있어요. 시중 어디에서도 맘에 드는 부츠가 없었다면 눈여겨 봐주세요. : ) 한달 정도 신어서 노곤노곤해진 가죽이 보이시나요. 이름은 최근에 정했습니다. 사진을 찍으려고 한참 보다가 왜인지 불현듯 달이라는 이름이 떠올랐어요.그러고나선 계속 달처럼 보여서... 달이. 달부츠. 달부츠 오픈 안내 기간 : 2021 11/2(화) ~11/7(일)사이즈 : 230 ~ 255 - mui.kr